[ 사이먼도미닉(Simon Dominic) :: 다크룸(DARK ROOM) ]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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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 사이먼도미닉(Simon Dominic) :: 다크룸(DARK ROOM) ] 리뷰

 

 


2018년 6월 15일에 발매되어 현재시점으로 발매된지 2년이 넘게 흘렀지만 제가 여전히 즐겨듣고 있는 명반,
최근에는 놀면뭐하니에 나온 다크룸 볼캡 모자로
또 한번 유명해진 그 이름.

사이먼도미닉(Simon Dominic, 쌈디)의 다크룸(DARK ROOM : Roommates only)앨범과

사이먼도미닉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이먼도미닉(Simon Dominic, 쌈디, 정기석)

 


# 가벼워보이는 이미지, 하지만 누구보다 진중한 음악적 태도.
#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역량
# 불성실함의 아이콘에서 미친 허슬러로.


2010년경 방영한 뜨거운형제들에서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는 '다이어트' 드립으로 시청자들을 초토화 시켰던 사이먼도미닉은 다이어트 드립 하나로 예전부터 리스너들에게 불렸던 쌈디라는 애칭으로 폭발적인 인지도를 얻게됩니다.

그 후로 여러 예능프로, 라디오 등 메이저 미디어를 종횡무진하게 되는데요.

지금이야 미디어의 다양화로 메이저와 언더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서 소위 '언더부심' 부리는 이들은 찐따 취급을 받으며 조롱당하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름 힙합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이먼도미닉은 변절한 예능래퍼가 되어있었고,
그에 반해 쌈디와 그가 속한 슈프림팀의 대중적 인지도는 그야말로 떡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언더부심 가득한 이들의 편견과 달리,
슈프림팀의 음악은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만족시키며
대히트를 기록하였고 사이먼도미닉 개인의 이름을 걸고 나온 음악들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출중한 실력에 비해서, 내놓는 작업물의 갯수가 아쉬웠던 그에게 팬들은 늘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특히 AOMG의 공동대표가 된 이후에는 탈인간급 작업량을 자랑하는 미친 허슬러 박재범(제이팍, Jay Park)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끊임없이 다음 앨범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그리하여 사이먼도미닉의 새 앨범을 듣고싶은 팬들에게 '일해라 정기석'은 하나의 밈이 되어 사이먼도미닉의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널리 퍼져, '정해라 일기석'과 같은 기출변형 드립도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탈인간급 허슬러 박재범에게 "박재범 그는 사람인가?" 라며 감탄의 의미로 쓰이던 말이 사이먼도미닉에게는 조롱의 의미로 "정기석 그는 사람인가?" (줄여서 정그사)라며 드립화 되기도 합니다.

가끔 피처링에 참여하거나 싱글을 내놓으면서 트랙을 찢어놓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쌈디의 정규앨범은 감감무소식이라 이러한 조롱은 끊임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2018년 6월 15일.

쌈디는 정규앨범 Dark Room : Roommates Only를 소리소문없이 기습발매 합니다.

 

Dark Room : Roommates only

 


많은 리스너들은 쌈디의 정규앨범 기습발매 소식에 어리둥절해 했고, 앨범을 들어본 후에는 또 다시 어리둥절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사이먼도미닉의 랩은
탄탄한 발성, 타이트함과 유연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완급조절을 하는 플로우, 정확한 발음 등을 무기로 하는
소위 '빡센 랩' 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그와 정반대로 아주 어둡고 음울한 비트위에 느릿한 멈블랩을 들고 나온 사이먼도미닉에게 사람들은 몹시 당황하게 됩니다.

저 역시도 처음 앨범을 들었을때 너무나도 당황스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다크룸 앨범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뉘어 졌습니다.

신선하고 좋은 변화라는 평가도 많은 반면에,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버린듯한 스타일과 음울한 분위기에 혹평을 하는분들도 많았습니다.

특히나 4번트랙 '정진철'과 6번트랙 '데몰리션 맨'에 대한 반응이 아주 뜨거웠는데요.

 

나의 삼촌 이름은 정진철. 직업은 패션 디자이너.


라는 가사가 끊임없이 반복되며 예전스타일과 완전히 상반된 웅얼거리는 멈블랩을 하는 쌈디에게 적응하기까지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리스너들에게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의 킬링트랙 데몰리션 맨!
처음 트랙리스트를 보고 읭??하게 만들었던 김종서님의 피쳐링.

그렇지만 우울감에 절규하는듯한 쌈디의 랩에, 절규의 끝을 찍어버리는 김종서님의 노래는 정말이지 소름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앨범발매와 함께 유튜브에 올라온 암실과 같은 방에서 김종서님과 쌈디가 함께 한 라이브영상은 지금도 꾸준히 재생하는 최고의 영상입니다.

니가 듣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쓴 나의 이 괴로운 시간은 누가 알아줄까.

데몰리션맨의 가사 중 이 구절은 그간 사이먼도미닉이 얼마나 앨범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왔을지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라 가장 기억에 남네요.

 



다크룸 발매 이후 사이먼도미닉은 여러 아티스트들의 피처링에 활발히 참여하고, 여러개의 싱글, 그리고 화기엄금 ep앨범, 다모임 활동까지....

그간 일해라고 보챘던 팬들이 이제 좀 제발 쉬라고 할 정도로 정말 바쁜 나날들을 보내왔는데요.

다크룸 앨범 발매 이후로, 어두운 암실에서 세상밖으로 나온 쌈디는 나혼자산다에 출연하여 좋은 친구들을 만나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84년생 동갑내기 친구들(더콰이엇, 염따, 팔로알토, 딥플로우)로 이루어진 다모임에서도 소년처럼 즐거운 모습을 보일때면 보는 제가 다 흐뭇해졌습니다. 

어두운 암실에서 세상밖으로 나온 사이먼도미닉.

 

저는 그의 오랜 팬으로서, 그리고 그의 가사에 공감하며 나만 아픈게 아니었다며 위로받은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그의 행복을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